●---佛法僧의道

이 옷으로도 과하지

天 山 2016. 4. 13. 21:28

이 옷으로도 과하지



해인사에서 법문을 하는 날이면 일찍 백련암을
나서서 숲으로 난 오솔길을 걸어
큰절로 향하셨다.

오솔길은 백련암 앞 소나무 숲을 지나서

해인사 선원까지 이어진다.

성철스님은 이 길을 참 좋아하셨다.

워낙 외부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기에

간혹 법문하러 오실 때면 기자들이 백련암 앞에서 기다렸다가

인터뷰라도 해볼까 시도하곤 했었다.

어느날 큰절에 법문을 하러 백련암을 나서는
스님을 따라 나서며 기자가 물었
다.

“스님 이 다 떨어진 누더기 두루마기 옷은
일부러 입고 나오신 것입니까?”

“내 이 옷은 항상 입는 옷이야.

30년도 넘게 입었어.”


“법문하러 나오시느라 일부러 입으신 것은 아니구요?”
“이런 옷이 두벌 있어. 평상시에 입는 옷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 헤어진 옷을 입으십니까?”
“나는 아무데도 쓸데없는 사람이라서

이런 누더기밖엔 입을 수가 없지.  

좋은 옷은 돈도 잘 벌고, 일도 큰 일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나 입는 것이지...  


나처럼 쓸모 없는 사람은 이 옷으로도 과하지.”




-성철큰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