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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9
2000/11/15(수) 00:04
조회: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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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 환자가 약복용을 거부할 때
정신분열병 환자가 약복용을 거부할 때
■ 왜 약을 먹지 않으려 하는가?
약을 복용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척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흔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약의 부작용 때문이다.
가장 흔한 이유다. 특히 약을 처음 복용한 후에 심한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약복용을 거부한다.
2)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환자는 판단과 행동의 결정기관인 "뇌"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병에 걸린 후에도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따라서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3)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는 "내가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환자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다.
4)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남자는 약이 자신의 마음이나 인생을 조절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복용을 거부한다.
5) 증상이 없어져도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거나 혹은 알더라도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6) 약을 먹어도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이다.
특히 음성증상이 심한 환자는 계속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증상이라기 보다는 약의 부작용으로 잘못 생각하여 약복용을 중단한다.
7) 약과 관련된 망상이 있는 경우이다.
약이 자신을 중독시키거나, 폐인으로 만들거나, 자신의 신체를 변화시키거나, 바보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8) 담당의사나 가족에 대한 불만, 증오, 복수심 때문이다.
9)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이 있을 경우다. 이것은 주로 정신분열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발생하며 직장동료나 배우자가 자신이 약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까봐 두려워서 약복용을 중단한다.
10) 약값이 너무 부담이 되거나, 병원이 너무 멀어서 병원에 한번 약을 타러 오는 것이 힘든 경우와 같은 외적인 요인 때문이다.
■ 약을 잘 복용하도록 하는 방법은?
1)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약을 먹는 사람은 바로 환자이기 때문에 환자의 협조없이는 어떠한 방법도 결국은 실패한다.
2) 왜 약을 먹지 않으려는지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3) 왜 약을 먹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인식시켜야 한다.
자신이 왜 약을 먹는지 모르면 약을 계속 먹지 않는다. "너는 환자니까 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환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소를 물가로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이지는 못한다"는 격언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4)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면 그것을 없애주거나 최소화시켜 주어야 한다.
5) 약 처방시 환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
약효는 같지만 어떤 특정한 약을 선호한다면 가능한 한 그 약을 선택한다. 또한 약종류와 용량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가급적 환자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새 약을 쓰거나 다른 약을 바꿀 시에는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미리 말해준다.
6) 약에 관한 교육을 시킨다.
7) 약을 쉽게 복용하도록 처방 내어 준다.
대부분의 항정신병 약은 작용시간이 24시간 이상이므로 하루 한번이나 두번 복용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가능하면 하루 한번 복용하도록 해준다.
8) 약복용을 어떤 타협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하여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환자가 약을 반드시 복용해야 되는데도 무조건적으로 약복용을 거부할 경우에는 결코 타협해서는 안된다.
■ 약을 먹지 않으려 할 때 가족들의 대응방법
다음 7가지 방법 중 한가지 혹은 그 이상을 가장 흔히 사용하였다. 각 방법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다시 재입원을 시키거나 집밖으로 쫓아 내겠다고 겁을 준다.
효과가 크기 때문에 많은 가족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이 방법은 다른 방법들이 실패할 경우에 마지막으로 사용해야 한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 우화처럼 너무 자주 반복해서 사용하면 환자가 그것이 단순한 위협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
2) 달래거나 애원한다.
어머니가 특히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약을 먹지 않을 때마다 달래거나 애원하다 보면 달래거나 애원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지치게 되고 결국 그 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여 안좋은 결과를 일으킬 수가 있다는 점과, 환자 본인도 약을 먹는 행동을 가족을 조종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3) 화를 내거나 환자와 싸운다.
아버지가 특히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병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족은 약을 먹지 않으려는 환자에게 그 이유를 알아보기 보다는 먼저 화부터 내거나 환자와 말다툼을 벌인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말다툼을 하다 보면 "너는 환자니까 약을 먹어야 된다"라는 식의 궁색한 논리를 펴게 되고, 환자는 자존심이 상하여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된다.
4) 환자 몰래 약을 먹인다.
이외로 많은 보호자가 약을 갈아서 우유나 쥬스 또는 국에 타서 먹인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언제까지 누가 그 일을 계속 할 것인가, 만약 환자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소를 물가로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이지는 못한다"는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5) 다른 병의 약이라고 속여서 먹인다.
이 방법은 자신이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또 약을 왜 복용해야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점은 환자 몰래 약을 먹이는 방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과 똑같다.
6) 그대로 내버려 둔다.
환자를 돌보는데 지쳤거나 포기했거나 혹은 병에 대한 지식이 없는 가족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가족은 이미 일년에 한 두번은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킬 비장한 각오가 되어 있다.
7) 담당의사에게 전화를 건다.
답답할 경우 그래도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담당의사밖에 없다. "약을 먹지 않으려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전화로 물어보지만 뾰족한 대답은 들을 수 없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 약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은?
약물관리와 증상관리 프로그램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환자는 낮병동을 통하여 증상과 약물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교육은 환자의 기능정도에 맞추어 다른 동료환자와 함께 집단모임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커다란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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